금감원이야기

2019 네번째 이야기

vol.108

Finance story

파이낸스 카페2

MRI·CT 안 찍어도 치매보험금 받는다
10월부터 변경되는 치매보험 약관

앞으로 치매보험 가입자들은 경증 치매의 경우에도 보험금 받기가 쉬워진다. 자기공명영상(MRI)·컴퓨터단층촬영(CT) 등 뇌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전문의의 종합적인 검사에서 치매로 판단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10월부터 달라지는 치매보험 약관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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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고령화와 평균수명 연장 등을 반영해 앞으로의 치매환자 수를 예측하면 2039년에는 20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연구발표도 나와 있다. 노인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최근 보험업계에서 인기 높은 상품이 치매보험이다. 치매보험은 치매의 정도에 따라 진단비나 간병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임상치매등급(CDR) 1점만 받아도 1,000만~3,000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홍보하며 치매보험 판매를 대폭 늘려 왔다. 경증치매까지 보험 보장이 확대되면서 치매보험은 올해 3월까지 누적 가입이 약 377만 건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특히 올해 들어 치매보험 신규가입 건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7년 31만 건, 2018년 60만 건이던 치매보험 신규가입 건수는 올해 1~3월에만 약 88만 건에 달해 지난해 신규가입 건수를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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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수령 때 CT, MRI 필수제출 아니다

그런데 일부 보험사가 경증 치매에도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주겠다며 가입자를 모았던 것과 달리 실제로 치매보험금을 받으려면 어려움이 많았다. 치매 진단 때 CT, MRI 등 뇌영상검사가 필수로 있어야 한다는 약관조항 때문이다. 치매가 있더라도 뇌영상검사에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분쟁의 요인이 되었던 것이다. 치매보험 약관에서 치매의 진단기준을 ‘CT, MRI, 뇌파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고 한 것이 분쟁의 요인이었다. ‘기초로 해야 한다’는 문구를 보험사가 ‘치매 진단 시 뇌영상검사가 필수로 요구된 다’고 해석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다. 경증 치매환자도 보험금을 받으려면 뇌영상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와야 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치매보험 약관상 보험금 지급 조건이 의학적 기준과 차이 나는 현행 치매보험 보험금 수령을 둘러싼 분쟁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보험사에 치매보험 약관 변경을 권고했다. 약관이 변경된 치매보험상품은 10월부터 판매되며, 기존 상품에 소급 적용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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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진단과 종합검사로 치매 진단

치매 진단은 전문의가 진단한 임상치매등급(CDR) 점수를 기초로 ‘중증 치매’와 ‘경증 치매’로 나뉜다. 임상치매등급(CDR)은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사회기능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CDR 1~2점은 경증 치매, CDR 3~5점은 중증 치매로 판정한다. 의료계에서는 경증 치매는 뇌영 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금융감독원은 대한치매학회 등 의료 자문과 논의를 거친 결과 CT나 MRI 등 뇌영상검사 결과만으로 치매 여부를 단정할 수 없어, 해당 문구가 불합리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보험사에 치매보험 약관 개정을 권고했다. 가장 큰 변화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치매 진단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치매 진단은 신경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등 치매전문의 진단서에 의하고, 진단은 병력청취, 인지기능 및 정신상태 평가, 일상생활 능력평가 및 뇌영상검사 등 종합적 평가로 진단하도록 개선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MRI, CT 등 뇌영상검사에서 치매 소견이 확인되지 않아도 다른 검사의 종합적인 평가 결과 치매로 진단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보험사는 보험사기 등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금 지급 심사 시 전문의가 실시한 검사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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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나 약제로 특정화한 지급조건 삭제

치매보험금 지급조건도 소비자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변경된다. 특정 치매질병코드에 해당하거나 30일 이상 치매 관련 약을 복용해야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한 일부 보험사의 치매보험 약관도 개선된다. 현행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표(KCD)로 분류하기 어려운 치매 질병이 있고, 보험사들이 인정하는 치매질병코드(F·G코드)도 서로 달라 보험가입자 별로 형평성이 문제되며 민원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치매전문의들에 따르면 환자가 치매관련 약제를 복용하는지는 치매를 진단할 때 필수 조건이 아니라고 한다. 금감원은 합리적 근거 없이 약관에 치매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추가된 특정 치매질병코드 및 약제 투약 조건 등을 삭제하도록 했다. 또한 전문의에 의해 치매로 진단되고, 보장대상 CDR 척도 기준에 맞는 경우 치매보험금이 지급되도록 개선했다.